연극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있다? (국내)

1막1장
2020-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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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희곡을 읽어본 적은 언제인가요? 아마도 고등학생 때 국어 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희곡은 여러 장르의 문학 중에서도 우리들에게 멀게 느껴지는 장르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멀게 느끼고 있는 희곡이 다른 문학 중 가장 먼저 생겨난 인류 최초의 문학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고대 그리스 비극에서 시, 소설, 수필 등의 문학 장르가 분화되었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희극은 4대 문학 중에서도 문학의 원류라고 꼽히는 장르로 그 위상이 대단하다고 하는데요. 공연 예술의 역사가 짧은 국내와는 다르게 미주 지역이나 유럽에서는 소설가보다 극작가를 더 높게 평가하기도 하며, 노벨 문학상 수상자의 3분의 1이 극작가이기도 하답니다.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도 꽤나 많은데요, 오늘은 희곡을 원작으로 한 국내 영화들을 소개해볼게요. 아마도 여러분들께서 이미 본 영화들일 거예요. 이 영화들이 어떤 희곡에서 시작된 작품인지 아는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고, 기회가 된다면 영화의 원작이 된 희곡도 한 번 찾아 읽어보시기를 바랄게요. 모든 것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영화를 보는 것과는 다른,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희곡을 읽어 보는 재미와 매력을 느낄 수 있으실 거예요. 





1. 살인의 추억 


우리나라 최고의 영화로 꼽히는 영화 중 하나인 봉준호 감독의 영화 <살인의 추억>이 희곡을 원작으로 한 영화인 것을 알고 계셨나요?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은 김광림 작가님의 <날 보러 와요>입니다. 1996년 초연 당시 미제 사건이었던 화성 연쇄 살인 사건 (현 이춘재 연쇄 살인 사건)을 소재로 쓴 희곡인데요. 혹시라도 범인이 이 연극을 보러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작품 제목을 '날 보러 와요'라고 제목을 지은 것이라고 하네요. 희곡 <날 보러 와요>는 블랙 코미디 장르로 다소 희극적인 인물인 박 기자와 미스김이 극을 너무 무겁지 만은 않게 이끌어가는 반면,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는 이들의 역할이 축소 및 삭제되면서 한층 더 음침한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희곡을 한번 읽고 영화를 보면서 희곡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부분이 영화로는 어떻게 구현이 되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꽤나 재미있었답니다. 여러분들도 희곡 <날 보러 와요>를 읽어보시고 영화를 다시 봐보시기를 추천드려요. 극 중 형사들에게 더욱 몰입하여 영화를 즐기실 수 있으실 거예요.



2. 왕의 남자


영화 <왕의 남자>는 2005년 개봉한 지 3달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당시 우리나라 최다 관객을 기록했던, 그야말로 센세이셔널 했던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 또한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원작은 바로 김태웅 작가님의 <이(爾)>인데요. '이'는 조선시대 때 왕이 신하를 높여 부르던 말으로, 극 중에서 연산군이 공길을 '이'라고 부릅니다. 이 작품은 '연산군일기'의 기록을 모티브로 삼은 희곡으로, 우리가 이미 영화 <왕의 남자>를 통해 알고 있듯, 연산군 시대 때 연산군의 총애를 받았던 여장 광대 공길과 연산의 후궁 녹수 그리고 공길의 오랜 친구였던 장생의 이야기로 인간의 권력욕과 소유욕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연극으로 보게 된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광대들의 공연이 더욱 생동감 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연극 <이(爾)>는 2000년도 초연을 하여 올해의 연극상, 희곡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작품을 다시 한번 연극으로 만나보고 싶네요. 



3. 웰컴투 동막골 


마지막 작품 또한 명작 중 명작으로 꼽히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입니다. 이 작품은 <강철중: 공공의 적 1-1> 각본, <동감> 각본, <박수칠 때 떠나라> 감독으로 유명한 장진 감독님의 희곡 <웰컴 투 동막골>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6.25 전쟁을 배경으로 동막골에 모인 국군, 인민군, 연합군의 인간적인 연대와 화합을 그렸습니다. 이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희곡을 원작으로 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었는데, 희곡이 원작이었다는 것을 알고 영화를 다시 보니 한 장면 한 장면 무대에서는 어떻게 연출이 되었을까 상상하며 보는 것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희곡에서는 작가 혹은 연출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어 제4의 벽을 허물고 관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와 주는데요, 언젠가 이 작품 또한 연극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들 재미있게 보셨나요? 공교롭게 하나같이 명작으로 손 꼽히는 작품들이었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1막1장에서도 영화화된 희곡 작품들을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네요. 그럼 9월에는 해외 작품 중 희곡을 영화화한 작품들을 한 번 소개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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