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에 발견한 작은 행복, 9월 연극 뮤지컬 추천

1막1장
2020-09-07
조회수 885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벌써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온 걸 실감하고 있는데요. 이번 포스트의 작은 테마는 바로 ‘발견’입니다. 일상이 무료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일수록, 소소한 발견이 삶에 희망과 즐거움을 더해주곤 하는데요. 우리가 접하는 모든 것들이 누군가 발견해낸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신기하지 않으신가요? 어떤 이가 자기 주변에서 영감의 원천이 될 ‘뮤즈’를 찾는다면 그는 예술가가 되고, 또 어떤 이가 치열한 연구 속에서 진리를 발견한다면 그는 과학자가 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는 희곡과 공연이 되어 관객들이 발견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오늘 당신이 발견해 주었으면 하는 공연들, 아래에 소개해 드릴게요!




1. 창작자의 윤리 vs 예술 작품의 탄생, 연극 <마우스피스>


*이미지 출처 <연극열전>


9월을 맞아 제일 먼저 소개해 드리고 싶었던 작품은 바로 <연극열전 8>의 두 번째 작품인 연극 <마우스피스>입니다! 대학로에서 높은 작품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아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공연인데, 무엇보다 마지막 공연일이 며칠 남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빠르게 추천해 드리고 싶었답니다! 작품 제목만 들어서는 무엇에 대한 이야기인지 감이 잘 오지 않으실 텐데요, 한 마디로 말하자면 어느 극작가가 공연을 써 내려가는 과정과 그의 뮤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단 두 명의 배우가 100분가량의 극 전체를 힘 있게 끌고 나가는, 아주 몰입도 높은 작품이랍니다!


극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혹시 최근 국내 독자들 사이에서 불거졌던 ‘문학동네’ 논란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작가가 실제 지인의 이야기를 각색해 작품을 써 내려간 데 대해, 창작의 자유냐 사생활 침해냐를 두고 의견이 갈렸습니다. 단순히 누군가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에서 나아가, 당사자의 동의 없이 그를 작중 인물로 등장시키고 이야기를 대중에게 공개한다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겠죠. 이 연극도 창작자의 윤리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 나갑니다.


이 세상 모든 작가가 그러하듯이, ‘리비’는 이야기를 찾아 세상을 떠돌아다닙니다.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고,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자신의 ‘뮤즈’라고 생각하게 되죠. 반면 당장의 자기 앞의 삶을 살아가기에도 버거운 청년 데클란은 스스로를 ‘뮤즈’와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여깁니다. 그리고 리비와 데클란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데, 이 부분의 연출이 아주 놀랍습니다. 무대의 한 쪽에서는 리비가 희곡을 쓰고, 다른 한편에서는 데클란의 인생이 공연으로 재생되거든요. 관객은 ‘마우스피스’라는 한 편의 공연을 보면서, 리비가 당신이 보고 있는 바로 그 공연을 쓰고, 데클란의 이야기가 어떻게 연극으로 탄생했는지를 동시에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연극은 결말에 이르러 아주 강렬한 메시지를 남깁니다. 무엇인지 궁금하신가요? 살면서 한 번쯤은 글을 써보고 싶은 미래의 작가님들께, 특히 희곡을 읽고 쓰는 것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특히 추천해요!



◆ 관극 TIP 

   (1) 아트원씨어터는 로비가 좁아요. 공연 전 대기 공간이 매우 협소한 편이니 주의하세요!

   (2) 무대 장치는 간결하지만, 극이 진행되는 내내 사방에 타이포그래피가 생동감 있게 펼쳐져요.

        타탁타닥 타자기 소리와 풍부한 텍스트가 볼 거리를 더해준답니다!

   (3) 관객의 시선을 기준으로, 왼편 리비의 작업실과 오른쪽 데클란의 방으로 나뉘어요.

        무대도 객석과 매우 가까우니 특별히 좋아하는 배우가 있다면 위치를 기억하세요!



◆ 관극 정보. 

   공연일 | 07.11 ~ 09.06 

   극장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캐스팅 | 리비 / 김여진, 김신록 

                   데클란 / 장률, 이휘종 




2. 과학자이기 이전에 이방인이자 여성인 누군가의 삶뮤지컬 <마리 퀴리>



다음 작품은 요즘 핫한 뮤지컬 <마리 퀴리>입니다. 제목에서 짐작하셨겠지만 여성 과학자로 잘 알려진 ‘마리 퀴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인데, 국내에서 탄생한 창작 뮤지컬이라 더욱 의미가 깊습니다. 이번 삼연(세 번째 공연)에는 소극장에서 보다 큰 극장으로 규모를 키웠고, 가창력으로 손꼽히는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새롭게 캐스팅되어 더욱 화려해졌어요. 그뿐만 아니라 김소향, 김히어라, 이봄소리 등 대학로에서 내로라하는 여성 배우들도 초연과 재연에 이어 삼연에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마리 퀴리>에서는 탄탄한 여성 서사가 특히 돋보입니다. 여러분은 ‘퀴리’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여성 과학자, 라듐, 방사선, 노벨상 등등 많은 단어가 있을 텐데요. 그녀를 상징하는 ‘퀴리’라는 단어가 사실은 남편의 성이라는 사실이 조금은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우리에게는 ‘퀴리 부인’으로 익숙한 그녀지만, 이 공연 안에서만큼은 ‘마리 스클로도프스카’라는 한 인물의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위인전(!)스럽기만 한 내용은 아니에요. 낯선 타국의 땅에서 외국인을 살아가는 마리가 진정한 친구를 만나고, 사랑을 발견하고, 또 자기 안에 내재되어 있는 열망을 꺼내 실험실의 불꽃으로 활활 태우는 모습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지거든요. 퀴리가 발명한 라듐은 당시 건강 물질(?)로 알려져 유행하게 되는데, 모두가 형광 초록색으로 물들어 춤추고 즐기는 ‘라듐 파라다이스’ 넘버도 신선한 재미를 선물해 준답니다!



◆ 관극 TIP

   (1) 마리퀴리는 넘버 맛집이에요! 웃음과 감동이 넘치는 넘버를 미리 듣고 싶다면 ‘프레스콜’ 영상을 검색!

   (2) 두 여자 주인공인 마리&안나 페어, 어떤 조합이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느낌! 서로에 대한 신뢰, 믿음,

        애틋함이 돋보이는 소향&히어라, 톡톡 튀면서도 애정이 넘치는 옥주현&봄소리 등 예매 전에 미리

        배우마다의 특징이나 후기를 찾아보고 선택하는 것도 좋아요.

   (3) 즐거운 관극 기억을 오래 간직하고 싶다면, 라듐을 형상화한 아기자기한 MD도 꼭 구경해 보세요!



◆ 관극 정보

   공연일 | 07.30 ~ 09.27

   극장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캐스팅 | 마리 스클로도프스카 퀴리 / 김소향, 옥주현 

                   안느 코발스키 / 김히어라, 이봄소리 

                   루벤 뒤퐁 / 김찬호, 양승리 

                   피에르 퀴리 / 박영수, 임별 





여기까지 이 계절에 잘 어울리는 연극 한 편과 뮤지컬 한 편을 소개해 드렸는데 어떠셨나요?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어쩐지 쓸쓸한 가을. 쓸쓸한 마음 때문인지 독서, 공연 및 전시 관람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하며 텅 빈 듯한 마음을 채우기 가장 좋은 계절이 아닐까 싶은데요. 올해는 사계절 내내 이어지는 코로나19로 문화생활을 즐기기에도 여의치 않아 이런 현실이 야속하게만 느껴집니다. 하지만 언젠간 이 상황이 모두 지나가 좋은 공연들을 예정된 일정으로 만나며 마음의 양식을 채워나갈 날이 올 것을 믿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가을날에 잘 어울리는 클래식과 오페라 공연들을 소개해드릴게요. 그럼 건강하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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